글수 25
약 70페이지로 다소 길기는 하지만 우리나라에 거의 소개되지 않은 Maurice Sendak의 nursery rhyme에 바탕을 둔 네 작품 Hector Protector and As I went over the Water (1965)/ Higglety Pigglety Pop! or There Must be More to Life (1967)/In the Night Kitchen (1970) /We Are All in the Dumps with Jack and Guy(1993) 중 하나인 Higglety Pigglety Pop! or There Must be More to Life (1967)을 소개한다. Maurice Sendak은 nursery rhyme 연구의 대가인 Iona Opie와 남편 Peter Opie가 채록한 어린이들의 옛 학교 생활의 이모저모를 담은 재미있는 nursery rhyme모음집 I Saw Esau : The Schoolchild\'s Pocket Book (1947)의 일러스트레이션을 담당하게 되면서 nursery rhyme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고 인터뷰와 지면을 통해 자주 밝혔다. 그는 Opie 부부의 역작 중 하나인 500여편 이상의 nursery rhyme에 해설을 붙인 Oxford Dictionary of Nursery Rhymes ( 1951)을 읽어보면서 nursery rhyme을 소재로 한 작품을 구상하게 되었는데, 그 중 Higglety Pigglety Pop! 이라는 라임을 소재로 한 작품이 바로 Higglety Pigglety Pop! or There Must be More to Life (히글티 피글티 팝! 또는 인생에 \'전부\' 이상의 것이 있음이 분명해)이다. 자신의 삶에 만족을 느끼지 못하던 개 Jennie는 어느날 밤 금 버클이 달린 검은색 가죽 가방에다 소지품을 모두 챙겨 넣고 길을 떠난다. 주인의 사랑을 받으면서 보통 개는 누릴 수 없던 모든 것(everything)을 누리던 Jennie였지만 항상 \'There must be more to life than having everything.\'(인생에 \'전부\' 이상의 것이 있음이 분명해\') 라고 믿어왔던 평소의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게 된 것이다. Jennie는 집을 나선지 얼마 지나지 않아 앞 뒤로 광고 문구(샌드위치 보드)를 맨 돼지를 만나게 된다. 보드에 적힌 공짜 샌드위치를 들라는 광고와 함께 무엇인가 다른 것을 찾는다면 The World Mother Goose 극단의 주연 여배우가 되어 보지 않겠느냐는 문구와 전화 번호 EX 1-1212도 적혀 있었다. 게다가 먹을 것도 많다니. Jennie는 이것이 바로 자기가 찾던 것이라고 생각하였지만 돼지는 Jennie가 \'경험\'이 없다는 말에 고개를 가로 저으며 보름달이 뜨는 첫째 날까지 Jennie가 경험을 하게 되면 자기쪽에서 연락을 할 것이라는 말을 남기고 번개같이 사라지고 만다. 새벽에 Jennie는 우유 배달을 하는 고양이의 마차를 얻어 타게 되는데 고양이는 Jennie가 아주 멋진 곳에 가는 것이 틀림없다고 하면서 아기의 7번째 보모가 아니냐고 말을 건넨다. Jennie는 배우가 되려면 경험을 쌓아야만 한다는 일념하에 무서움을 무릅쓰고 아기가 밥을 먹지 않으면 보모들이 집 지하에 있는 사자의 밥이 된다는 집으로 향한다. 아주 으리으리한 집에 주인은 없었고 Jennie를 맞아준 것은 하녀 Rhoda 였다. Rhoda는 앞선 보모들의 비극적인 운명을 말해주면서 단 한 번의 기회를 잃게 되면 당장 사자 밥이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아기의 식사시간, 역시 아기는 밥을 먹지 않고 Jennie가 대신 아기의 식사를 먹어 치운다. 이것을 보고 있던 아기는 그제서야 식사 생각이 나 Jennie의 꼬리를 물어뜯는 등 난리를 피운다. Jennie는 아기에게 푸딩을 권했지만 푸딩이 바닥에 떨어져 먹지 못하게 되자 아기는 사자를 부르고 놀란 Jennie는 얼떨결에 가방 안에 아기를 집어 넣어 버리고 만다. 아기는 가방 안에 있던 물건을 밖으로 집어 던지고 당황한 Jennie는 Rhoda가 말해 준 아기의 부모에게 전화를 거는데 Rhoda의 엄마는 자기가 이사를 한 Castle Yonder로 아기의 이름을 가르쳐 주면 사자가 아기를 그곳으로 데려다 줄 것이라는 말만 남기고 전화를 끊어버린다. Jennie는 아기의 이름을 알지 못하던 터라 자기가 직접 그 곳에 아기를 데려다 준다는 메시지를 Rhoda에게 남기고 집을 떠나는데 어찌 된 셈인지 그만 사자와 마주치게 된다. 으르렁대는 사자에게 아기를 데려다 달라고 부탁하지만 사자는 보모는 너무 많이 먹어 이제 질렸으니 아기를 먹어야겠다고 으르렁대고 Jennie는 아기를 살리기 위해서 사자의 입 안에 머리를 쳐 박고서 어차피 자신은 \'World Mother Goose 극단\'에 들어가기 위해서 경험이 필요하니 자신을 대신 먹어달라고 말하는 순간 으르렁대던 사자는 조용해지더니 잠시 후 아기를 물고 어디론가 사라져버린다. 보름달이 뜬 밤하늘에 별만 반짝이고 있었고. 모든 것을 잃은 Jennie는 텅 빈 가방을 질질 끌면서 컴컴한 숲을 돌아다니다가 나무 밑에서 잠이 들었는데, 사자가 Jennie의 입 안에 머리를 쳐 박으며 먹어달라고 애원하는 꿈을 꾸다 잠에서 깨어난다. 그러나 별빛이 여전히 빛나고 있는 밤이었다. 그런데 저 멀리서 박수를 치면서 Jennie의 이름을 부르며 다가오는 세 사람을 보게 되는데 바로 고양이와 돼지, Rhoda가 아닌가? 돼지는 자신들이 Jennie가 경험을 쌓으면 연락을 하겠다는 말을 하지 않았느냐 하며 Jennie가 사자의 입 안에 머리를 집어 넣은 것만으로 충분한 경험이 되었다고 말을 한다. 이 떄 하늘 위에 있던 달님이 점점 Jennie에게 다가오더니 차츰 온 몸이 동글동글한 흰 누더기를 걸친 아줌마로 변하였는데 놀랍게도 그녀는 그 짜증을 부리던 아기였는데, 이제 보니 그녀는 바로 \'Mother Goose\'가 아닌가? 그 자리에서 Jennie는 약속처럼 Higglety Pigglety Pop!이라는 작품의 주인공으로 캐스팅 되고 돼지, 고양이, 사자, Rhoda 함께 그 작품에 출연을 하게 된다. 작품은 대단한 성공을 거두어 Jennie는 스타가 되어 평일에는 매일, 토요일에는 2회 공연을 하게 된다. 이제 만족을 느낀 Jennie는 옛 주인에게 자신이 얼마나 행복한지 잘 먹고, 잘 마시고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는 편지를 띄운다. 흑백의 일러스트레이션으로 이루어진 Higglety Pigglety Pop! or There Must be More to Life는 시공간을 초월한 모험과 상상으로 충만한 작품이다. 예를 들어 Jennie가 사자를 불러대는 아기 때문에 놀라서 우왕좌왕하다 부모에게 연락을 취하기 위해 생각해 낸 전화 번호가 돼지가 가르쳐준 전화 번호였는데 이상하게도 아기 엄마와 통화를 하게 되거나, 만나는 이 모두 Jennie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이미 다 알고 있다는 설정은 상상력이 없으면 전혀 받아들일 수 없는 부분들이다. Jennie가 겪는 짧은 모험은 Jennie로 상징되는 어린이들이 의식주와 보호자의 사랑, 즉 \'모든 것\'(everything)으로부터 벗어나(separation) 더 나은 것을 찾으려 떠나는 모험은 어린이들이 다양한 경험을 통해서 성장한다는 것을 상징한다. 아이들은 부모와 헤어지는 것을 불안해 하는 분리 불안(separation anxiety)을 가지고 있지만, 집 밖에서도 의식주를 해결하며 원하는 것을 해결할 수 있게 되면서 아이는 차츰 성장해 나가는 것이고 언제가는 부모로부터 완전히 독립하게 된다. 하지만 현실에서 가출한 아이가 겪을 수 있는 실제 상황과는 상당히 거리가 멀 수 있다는 점에서는 현실을 적극적으로 반영한 것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이 작품은 Sendak이 Where the Wild Things Are 등에서도 다루었던 food와 eating이라는 인간의 가장 근원적인 주제를 다루고 있기도 하다. 이 작품의 주인공인 Jennie는 Sendak의 애견이었던 Jennie가 모델로 1954년 이래 그의 여러 작품에 계속 등장한다. Chicken Soup with Rice(1962) 중 December, counting book One Was Johnny(1962) 중 4, Mother Goose 라임인 Hector Protector and As I Went over the Water (1965)에서는 여왕의 애견으로 등장하지요. Higglety Pigglety Pop! or There Must be More to Life은 Jennie가 죽은 뒤 1달 뒤에 발표된 작품으로 이 작품은 Jennie에게 받치는 헌사이기도 하다.
